
롱블랙 프렌즈 K
엄숙한 분위기의 타운홀 미팅. 무거운 공기를 뚫고 양손에 햄버거 봉투를 든 사람이 나타나요. 머리에 ‘우는 얼굴의 인형탈’을 쓰고서요. 이어 그는 고기 냄새를 풍기며 앉은 사람들에게 편지를 건넵니다. 안에는 “멋진 행사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버거 먹고 웃어용”이라는 내용이 쓰여 있죠.
누가 이런 일을 하냐고요? 주인공은 ‘크라이치즈버거CryCheese Burger’. 흥미로운 건 이들의 ‘과한 정성’을 고객들이 반긴다는 것. 매출 성장세가 이를 보여줘요. 2020년 56억원이던 매출액은 2024년 10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어요. 2025년 매출액 역시 전년도의 매출액을 넘어선 상황이죠.
원래 크라이치즈버거는 2013년 경기도 부천역 앞 12평 매장으로 시작한, 작은 햄버거 가게였어요. 이곳은 어떤 모멘텀을 만나 기업들이 찾는 브랜드로 성장한 걸까요?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정도환 공동대표를 만났습니다.

정도환 크라이치즈버거 공동대표
“저희가 하는 일은 비효율적입니다.”
오전 9시. 서울 역삼동 크라이치즈버거의 회의실에서 마주 앉은 정도환 대표가 건넨 첫 마디였어요. 그에게 브랜드 성장 비결을 묻고 싶다고 하자, 답 대신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을 보였죠. “오늘도 파이팅입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올라온 매장 직원들의 출근 알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화면 너머에는 오전 8시부터 매장에 나와 물에 양상추를 씻고, 청소하는 직원들이 있어요. 두 시간의 점심과 저녁 피크타임을 준비하는데 힘을 쏟죠. 이렇듯 요식업의 구조는 사실 비효율적입니다. 저는 동료들이 이런 비효율로 만드는 효율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