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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의 기술 : “겸사겸사 해라” 내가 바라던 하루를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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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블랙 프렌즈 B 

“하는 척도 꾸준함의 기술이 될 수 있다.” 

이 문장, 공감하시나요? 이게 될까 싶은 주장을 펼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노우에 신파치井上新八. 일본의 25년 차 프리랜서 북디자이너입니다. 

일본에서 그는 ‘괴물 루틴’으로 성과를 낸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1년에 200여 권의 책 표지를 혼자 디자인하고 있거든요. 그는 20년 동안 매년 사진전을 열었고, 조깅도 25년째 매일 하고 있습니다. 이것 말고도 그가 지키는 루틴만 무려 70개라고 해요. 

숫자만 보면 ‘지독하다’고 느끼실 겁니다. 하지만 책 『꾸준함의 기술』에 정리된 그의 노하우는 우리도 해볼 만한 것들이 담겨 있더군요. 

그래서 이노우에 디자이너의 루틴을 따라가 봤습니다. 그의 실천법을 적용해 봤다는 이승희 마케터의 이야기도 들어 봤죠. 그 역시 2016년부터 기록하는 습관을 쌓아온 사람이거든요. 


Chapter 1.
2000권의 책을 만든 디자이너의 하루 

이노우에가 처음부터 ‘괴물 루틴’을 가졌던 건 아닙니다. 먹고 살기 위한 몸부림의 결과물이었죠. 

1973년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와코대를 다니다 책 디자인의 세계에 입문했어요. 무료 잡지를 만들던 선배의 부탁을 받아, 지면을 디자인 해본 게 출발점이었죠. 

그러다 잡지 홍보를 갔다 들린 바bar 사장님이 그를 붙잡았어요. “네가 만든 것 괜찮은데, 책 디자인도 해볼래?”라면서요. 알고 보니 그는 생츄어리サンクチュアリ라는 신생 독립출판사의 사장이었죠. 일거리가 먼저 들어온 상황. 그는 독학으로 책 디자인을 배웠어요. 감각이 꽤 좋았나 봅니다. 곧 표지 디자인도 맡게 됐거든요.  

다만 그는 출판사가 아닌 신문사 편집자로 커리어를 쌓았어요. 안정적인 직장을 택했죠. 하지만 밤늦게 일하고 새벽에 술을 마시고, 또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삶을 수년 반복했더니 지쳐버렸다고 합니다.

그나마 재밌었던 건 간간히 의뢰받아 한 책 디자인. 그는 2001년 퇴사 후, 프리랜서 북 디자이너가 됩니다.

하지만 프리랜서가 되자마자 꾸준함을 고민하게 됐어요.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절대 돈이 들어오지 않았거든요. 일이 많으면 많은 대로, 운동이나 청소 같은 일상이 무너졌고요.  

“원래 저는 게을러서 뭐든지 계속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프리랜서가 된 이상, 일도 그 외의 일도 모두 스스로 꾸준히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죠. 고민하다 결국 생각한 해결책이 ‘모든 것을 습관화해서 지속하기’였습니다.”
_이노우에 신파치, 2024년 11월 리LEE 인터뷰에서

일상을 습관으로 채우자 한 번에 30~50권의 책을 작업할 수 있었어요. ‘이상하게 일이 빠르다’는 평판과 함께 그를 믿고 찾는 편집자들이 늘어났죠. 20여 년 동안 2000권이 넘는 책을 디자인했습니다. 지금은 한 해에 200여 권을 작업한다고요.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해낼까? 사람들은 궁금해했습니다. 2019년, 그는 한 인터뷰에서 그가 어떤 ‘일상 구조’를 짰는지 공개했어요. ‘괴물 루틴’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때입니다.

그 루틴의 일부를 잠깐 볼까요? 아침에 일어난 후, 딱 20분 동안의 루틴을 정리했습니다. 


하늘 사진 찍기부터, 뉴스 읽기와 명상까지. 20분 안에 취미부터 영감 얻기, 멘탈 관리까지 해낸다는 게 놀랍기도 합니다.

하지만 습관을 하나씩 짚어보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쉬운 일들이죠. 이노우에는 이 부분이 핵심이라 말합니다. 쉽게 시작할 마음이 드는 건 ‘구조 설계’ 덕분이라고요. 

그가 매일 아침 찍은 하늘 사진.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밖으로 나가 하늘 사진을 찍은 뒤 SNS에 업로드한다. ©이노우에 신파치

Chapter 2.
루틴 지키기의 10할은 ‘구조’다 

이노우에는 “꾸준함을 지키는 법의 10할은 구조”라고 표현했습니다. 구조만 잘 짜도 습관을 만들 수 있단 거예요. 

“어떤 일을 꾸준히 하고 싶을 때, ‘구조’만 잘 짜두면 그다음부터는 저절로 계속하게 된다. 꾸준함은 구조가 10할이다. 의욕도 기합도 끈기도 필요 없다. 나는 20년 넘게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마침내 이 방법에 도달했다.”_68p

그러면 궁금해집니다. 구조는 어떻게 짜는 걸까요. 이노우에는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습관을 사소하게 쪼개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요.

“‘좋아, 오늘도 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했어.’ ‘그래, 오늘도 오른발을 먼저 내디디며 하루를 시작했군.’ 이렇게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작은 습관이 만들어진다. 

‘습관’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아무 의미도 없었던 일이 “오늘도 거르지 않고 해냈다!’로 바뀐다.”_75p

행동을 쪼개다 못해 너무 당연한 수준까지 만들어 보라는 겁니다. 그래서 루틴을 ‘주 3일’보다 ‘매일’ 하도록 짜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해요. 그럼 ‘오늘은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가 사라지기 때문이죠. 즉, 매일이 당연해지면서 꾸준하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책 읽는 습관을 들인다고 해볼까요. ‘한 달에 1권’은 무조건 실패할 겁니다. ‘매일 10쪽 읽기’는 상대적으로 낫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할 수 있어요. 

그럼 이노우에는 ‘매일 아침 책을 손에 들고 펼치기’로 행동을 쪼개라고 합니다. 애쓰지 않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만드는 거죠. 1초면 끝날 이 행동을 한 달간 계속한다면? 잘 보이는 곳에 책을 두게 될 것이고, 책을 펼쳤다가 나도 모르게 문장을 읽어 나갈 수 있습니다. 

이승희 마케터도 ‘잘게 쪼개기’가 자신의 습관을 만들어 줬다고 말합니다. 자신도 꾸준하지 않았던 사람이라 고민을 거듭하며 깨달은 방법이라면서요. 

“어떤 일을 꾸준히 하려면 그 일에 내가 들일 힘을 어떻게든 줄여야 해요. 그 방법이 잘게 쪼개기죠. 

요즘 아기를 키우다 보니 이 방법을 더 실감해요. 해야 할 일에 그냥 ‘이유식 만들기’라고 쓰면 크게 느껴지잖아요? 전 ‘쌀을 갈아놓는다’, ‘이유식 식단 표를 본다’처럼 할 일을 잘게 쪼개 루틴에 넣었어요. 

그럼 8시에 일어날 때 생각이 바뀌어요. ‘또 이유식 만들어야 해?’가 아니라, 그냥 쌀부터 가는 거예요. ‘이유식 만들기’에 비하면 쉽죠.”
_이승희 브랜드 마케터, 롱블랙 인터뷰에서 

이노우에의 일기장. 24년 동안 같은 노트를 사서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다. 그는 습관을 매우 잘게 쪼개 쉬운 일로 만들면, 매일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노우에 신파치

쪼갠 습관을 연결하는 법, ‘겸사겸사’

다음으로 필요한 건 뭘까요. ‘잘게 쪼갠 습관을 다시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단, 이때도 원칙이 있어요. ‘겸사겸사’할 만한 것들을 연결하는 거죠.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이노우에는 ‘커피 내리기’와 ‘책 읽기’를 한 세트의 행동으로 만들었어요. 겸사겸사한다는 건 시작의 문턱을 한층 낮춰줘요. ‘지식을 얻어야 하니 매일 책을 읽어야 해!’하면 부담스럽잖아요. 그냥 커피 내리는 ‘김에’ 책도 읽는다고 생각하면 책을 펼치기가 더 쉬워지죠.  

오전 일과 중 ‘운동복 갈아입기’와 ‘5분 춤 연습’을 붙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동하기 전, 편한 옷을 입은 김에 춤도 추는 거죠. 

“습관을 하나하나 해내려 하면, 각각의 ‘ 귀찮음’ 과 싸워야 합니다. 그럴 때 해야만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겸사겸사’ 연결하면, 보다 쉽게 습관을 이어갈 수 있죠.”
_이노우에 신파치, 2024년 1월 리LEE 인터뷰에서

하기 싫은 일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비교적 ‘쉬운 행동’과 세트로 묶으라고 조언합니다. 그는 일하기 싫을 때 ‘스마트폰 게임을 하며 책상으로 향하기’를 한다면서요.

일종의 완충제를 더한 겁니다. 그는 이게 “매끄럽게 다음 행동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뇌를 속이는 것”이라고 주장했죠. 

“아무리 시시하고 쓸데없는 일이라도 상관없다. 날마다 스마트폰 게임을 켜는 일 따위는 솔직히 말해 하든 말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흐름 속에 포함되는 순간, 의미가 생긴다. 다음 행동의 스위치를 켜는 동작이 되는 것이다.”_105p

이노우에는 4년 넘게 매일 5분씩 춤을 춰왔다. 그는 ‘운동복을 입은 김에 5분 춤 연습’처럼 잘게 쪼갠 습관을 세트로 만들어 ‘겸사겸사’할 수 있게 해야 꾸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노우에 신파치

Chapter 3.
그래도 실패한다면? ‘하는 척’이라도 해보자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 결심했다가 며칠 뒤 또다시 무너질 우리의 모습을요. 

이를 알고 있는 듯, 이노우에는 제안합니다. ‘더 나아지겠다’, ‘이번에 잘하자’와 같은 생각은 하지 말라고 하죠. 심지어 ‘목표 달성’을 바라보고 달리지도 말라고 해요. 

“책을 100권 읽기를 결심하고 목표를 달성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날 101권째 책을 읽는다. 그저 그뿐이다.

‘목표 달성’을 골로 삼으면 시합은 거기서 종료된다. (...) 하지만 현실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 후에도 인생은 계속된다. ‘목표 달성’은 끝이 아니다. 다음 목표의 시작, 골이 아니라 통과 지점이다.”_202~2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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